가을처럼 아름다운 인생이고 싶다

가을처럼 인생을 살고 싶다
가을처럼 아름다운 인생이고 싶다.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황량한 대지를 뚫고
갸날픈 새싹을 힘들게 내밀던 이른 봄...

불타는 가믐, 모진 비바람 속에서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곱게 간직한 한 여름...

이제 풍요롭게
사랑의 열매를 온누리에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마지막 남은 한잎 잎새까지
황홀하게 아름다운 단풍으로 곱게 물들이고
쓸쓸이 낙옆으로 사라져 가야하는 가을...

머지않아 앙상한 가지만 남은채
외로이 한겨울을 떨고 있겠지......


우리의 인생도 이 가을처럼
마지막 가는길에
아낌없이 모든것을 나누어주고

인생의 황혼을
가을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이고
낙옆처럼 사라져 갈 수만 있다면...

가을처럼 풍요로운 인생이고 싶다
가을처럼 아름답게 저물어가는 인생이고 싶다

(황혼이 아름다운 것은)

황혼이 아름다운것은

맑은 가을 하늘아래
햇살에 비친
진홍색 단풍잎이
오뉴월 진록색 나무잎보다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황혼이 아름다운것은

암 수 마주본 은행나무
데글데글 단단한 은행 알 여무느라
푸른잎 진기 모두빠져
노랗게 물들었지만
온세상 황금빛으로
채우기 때문입니다.

황혼이 아름다운것은

알알히 야무지게 열린
들판의 낱알들이
스산 한 가을바람에 울려퍼지는
억새의 합창에 귀 기울이며
풍요로운 가을 걷이를
하기 때문입니다.

황혼이 아름다운것은

오랜 세월 희노애락의 삶
모두 겪어
세상에 절대 옳은 것도
절대 그른 것도 없음을 터득하고
모든것을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잔잔한 미소가
젊은날의
깔깔거리는 큰 웃음보다
더 한층 행복해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