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 고구마♣ 해풍/진 형 철 은밀한 백일기도 푸른잎 산고 끝에 밭고랑에 하늘이 열린다 황토가 만들어 준 핑크빛 배냇 저고리 입고서 태어난 너를 받느라 호미질 하는 늙은 아낙네 두건에 가리운 파랑같은 구리빛 주름골 땀방울 다이아몬드에 비할까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내는 전령사로 훈육하여 출가 시키려는 가난한 농부 어찌 시인이 아니 될 수 있었겠는가 지천명에 이르러서야 꽃 핀 모습 처음 보았다 무궁화 닮았구나 나팔꽃 같았던 큰누나 초저녁 보조개 닮았구나 나는 믿는다 네가 서울로 장가들든 제주로 시집가든 백두대간 끝자락 해남 출생이기에 두륜산 홍엽 부푸른 꿈을 누렇게 물들어 가는 고천암 들녁 가창오리의 기다림을 쪽 빛 시아바다 출렁이는 사랑을 정담꾼 노란 진주로 사명을 다하지 않겠냐고 자성자 :녹색남자
      I who have nothing - Rene Fro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