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숨소리 바람되어  / 김경훈

        그대 숨소리 살아 움직이는 듯
        햇살되어 가지를 건드릴 때마다
        내 가슴에 파장이 전해져
        시나브로 일렁거린다

        산등성이 얕으막하게 걸려
        공손히 엎드린 하늘을 보니
        어디선가 내 그리움이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며
        다가올 것 같다

        그대 숨소리 살아 있는 듯
        맑은 바람처럼 반가워
        눈시울 붉어지니
        하늘 가득 깔린 구름을 밀어내고
        비라도 올 듯한데

        젖은 우산 마르기 전에
        다시 펼치고 나가
        그대 오는 길목에
        천막처럼 세워두면
        그대 숨소리 바람되어
        머물다 가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