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세상/장호걸


세상은 자네가 이 순간 없다 하여도
하나도 아쉬움 따윈 없을 거야
천하를 호령하는 영웅일지라도
세상은 그대로 있다네.
그런데 말이야, 저기 홀로 피어 있는 저 꽃은
다를지 모르지?
자기 자신으로
꽃으로서 향기만 남기고
단풍 한 잎 바라보며 숱한 노래
주지 않던가?
숲이 우거진 산길을 걸으며
푸른 숨결에 취하다 보면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았고,
가난도 없었고,
부귀영화도 부럽지 않더라.
가끔, 바보 같은 생각에 젖어들지 않은 사람 없으리라.
나는 누구일까?
왜?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더라.
모든 고통과 생각은? 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홀로 있는데서
비롯된다네.
함께 어울려, 함께하는 일상 속에
우리로 산다면?
세상은 살맛나지 않을까?

*두 울*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엔들 없으랴마는, 꽃향기 그윽한
정겨움이 있지,
사랑이 뭔지 정들고
우정이 뭔지 정들어
고향 하늘 바라보며 그리운 정,
옛정, 생각나면
그윽함을 열어
막걸리 한사발 내놓고
생색을 해도
목이나 축여볼까? 맛있게 먹어 주는 것도,
하늘만 쳐 다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밤이 되면, 별빛이 고맙고
어미 품같이 여전한 달빛에
아침이면 방긋 웃는 햇살이 정겹다.
밤길에 가로등이 고맙고
탁자 위에 촛불, 제 몸 태우면서도
기뻐 하는 이유가
함께 나누는 정겨움이 있기에,
세상은
좀 더 살고 싶은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