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박임숙

살을 에는 혹한에도
억누를 수 없는
붉은 정 염

확!
치밀고 오르는 열정
각혈한 듯
피어난 동백꽃

힘겨운 붉은 사연에
벌레 하나 붙도 못한다.

반쯤 벌어진 상태에서도
장렬하게
목 꺾어 낙화한다.


비장한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