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ry




꽂은 씨앗을 남깁니다 /현연옥


                                       예당: 현연옥

바람이 이유없이 부는게 아니랍니다
대기에 뭍혀있는 작은 티끌도
생명없이 존재하는것이 하나도 없지요

모두가 표정이 있어
흐린 날과 비 오는 날이 있듯이
제 각기 주어진 운명속에
하루를 살고 천년을 꿈 꾸지요

새가 날아서 창공을 헤엄치는것은
먼 곳을 응시하며 이상을 찾아가지요
뒤를 돌아보지않고 더 높이 날며
까마득히 자취를 구름속에 뭍혀버립니다

하루 해가 산마루 끝에서
지친 기다림이 있을지라도
외로울까봐 까맣게 덧칠한 밤 속에
가냘피 귓가에 속삭임주는 별빛으로
풀벌레 울음소리 모아주고

자박자박 걸어오는 고독의 걸음을
산산히 불어버리는 짖궂은 바람도
때로는 예쁠때가 있는 법 이랍니다

바람이 꽃을 지게 한다고
다 가져가지는 않습니다
한잎 두잎 그렇게 흙으로 져도
꽃은 씨앗을 남깁니다.



음악: Jeg Ser Deg Sote Lam - Susanne Lund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