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내 모습

寂 明 김 용 희/낭송/김용희

미소를 지어 모습을 쳐다본다
지난 세월들이 잠시
주마등 되어 스칠 때
살포시 눈을 감는다
이마에는 이랑 패이고 눈가에는
지난 세월들이 푸르지 못해서
못내 아쉬운 듯
눈의 미소가 촉촉해지려 합니다

무엇에 얽매이며 절규하던 시절
아버지의 뒤안길은 이러했는데
넉넉한 계절 풍요한 삶이
가을의 뒷자락에 쓸쓸함만 더해주고
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은 너무 초라해
운명으로 맞으려는 차가운 계절
그 겨울의 시작을 알리나 봅니다

입김으로 호하고 불어서 보니
조금은 맑은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쓸쓸함은 여전합니다

당신 애써 지나온 세월들
지금 거울 앞에 몸을 기대고
지난 한세월을 그리워하면서
아쉬움을 모두 뒤로 남기고
오늘도 그 자리에 그렇게 서서
애써 태연한 척하시는 모습으로
거울 속의 당신을 보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