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나는 날 / 도 종환


깊은 물을 만나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유유히 물결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한번 길을 떠나면 드높은 산맥 앞에서라도
힘찬 날개짓 멈추지 않고 제 길을 가는 새들처럼
그대 절망케 한 것들을 두려워 하지만은 말자
꼼짝 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하나 던져두고

자! 우리 다시 한번 떠나보자
처음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자! 우리 다시 한번 떠나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을 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