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롭게 아무런 격식이나 제한이 없이 글을 올릴 수 있는 곳
글 수 5,163
![](https://www.sk123.com/shopimages/sk123/004001000001.jpg)
![](https://www.dkbnews.com/img/2006/10/123/3/16.jpg)
[ 백두산 - 고은 ]
모든 산들을 저 아래에 두고
몇억만년 지나도록
아직껏 이것은 산이 아니었다
오 너 백두산
그토록 오래된 나날이건만
새로이
네 열여섯봉우리 펼쳐라
![](https://greatopen.net/magazine01/res/200510/200510_180.jpg)
장군봉 망천후 사이
성난 노루막이 비바람쳐
가까스로 날라가버릴 몸뚱어리 버티고 선
내 불쌍한 발밑조차
보이지 않아 캄캄하지만
수많은 어제였던 오늘이었고
내일이어야 할 오늘이었다
활짝 펼쳐라
여기 억만년 세월의 가슴 있다면
그 가슴 삼아
열여섯봉우리
네 이름을 부른다
![](https://sarim.changwon.ac.kr/~dodemy/photo/pic-mtbakdu.jpg)
열여섯봉우리
스물여섯봉우리에 걸어
이 나라 시원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너를 부른다
![](https://web.cbnu.ac.kr/~wkkim/chunji.jpg)
목 놓아
너를 부른다
푸른 피 엉겨
푸른 피 엉겨
너를 부른다
장군봉이여
백운 관면봉이여
삼기봉이여
천활 지반 왕주 제운봉이여
와호 고준 자하봉이여
화개 철벽 용문봉이여
관일 금병봉이여
![](https://onimg.empas.com/orgImg/ch/2004/06/18/200406180315_01.jpg)
오늘 네 이름을 부르고 부른다
네 이름 불러
하늘의 물
자손만대로 나아가는
천지여
네 거룩하지 않을 수 없는 이름 부른다
![](https://onimg.empas.com/orgImg/pr/2006/05/25/40060525115624.jpg)
그리하여 백두산 열여섯 봉우리의 나라
동방 옛 조선 이래
끝없이 앞을 향하여 가고 있다
그토록 숨돌릴 겨를 모르던 침노
한사코 물리쳤다
![](https://onimg.empas.com/orgImg/dk/2006/04/26/0713_dica1.jpg)
여기 백두산
힘찬 아기처럼 쩌렁쩌렁 울어대는 환희일진대
눈부시어라
그날을 네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러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춤추는 빛발 아니고 그 무엇이리
![](https://kr.img.blog.yahoo.com/ybi/1/fc/5e/ykb3399/folder/3/img_3_31_0?ext=.jpg)
여기
백두산 열여섯봉우리에 이어
삼천리 강도
수수천만 온갖 산 온갖 봉우리
온갖 골짜기
그 이름을 부른다
![](https://nimg.empas.com/orgImg/dk/2006/09/26/fall002.jpg)
지난 날 이 겨레 극심하게 잃은 것들
기어이 찾아내는 기쁨으로
이름 없는 모든 것 다
이름 붙여
그 이름 새로 부른다
![](https://architectnetwork.co.kr/at/w-990712bd_kwon3t.jpg)
이 나라 온통 하나의 백두산인 그날을
네 이름으로
네 이름으로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른다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