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한담 2 / 청하

조용한 휴일이다
하늘에는 폭염이 내리고 지친 육신을 쉬어가려는 주말
가만히 누워 천장을 응시하는 날
휴일은 아마도 육신만이 아니라 마음도 쉬어갈 수 있을 것같다.
작은 정원의 식물들은 이제 한 여름의 그 즐거움을 아주 만끽을 하는 것같다
옥수수는 철 없이 하늘을 향해 뻗치고,
다만 너무 웃자라고 부족한 공간에서의 지나친 경쟁을 피해주기위하여
각각의 화분에 한 그루씩만을 남겼다.. 아이에게 결실을 보여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처다.
빨래줄까지 쉼 없이 뻗어가는 나팔꽃은 마디 마디마다 예쁜 봉오리를 틔울 태세이다..
이 놈은 아침에 그 자태를 보여주기에 휴일에 가만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수 밖엔 없다.
같이 뻗어가는 메꽃넝쿨은 아마도 나팔꽃과의 경쟁에는 처지나 보나.
덩쿨의 수세가 상대적으로 약해보인다.
몇번 꽃을 피우더니 주춤하는 것 같다. 옥수수를 정리하였으니
태양의 흠수공간이 넓어지면 달라질것같다.
다래의 넝쿨이 포도와 어울리면서 여전히 가장 크다는 것을 자랑하는것만 같다.
강낭콩이 이제는 눈에 보인다.. 깍지를 만들고 제법 달린것이 손가락 크기만해진다..
저런 모습을 보고파 식물을 가꾸는 것이리라
고추는 다섯포기 모두가 결실을 맺어준다. 매듭마다 꽃이 나오고 그
후에 꽃이 열리는 이놈에게는 이제 가운데 손가락크기의
풋고추를 제법 많이 달고 있고,
욕심에야 저놈들 빨간 고추될때까지 바라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딸 아이들 손톱을 물들여 줄 봉선화는 두어자 크기로 제법 자태를 나타내 보인다.
아직이야 꽃의 신호를 보내주지 않지만 곧 그럴것이다.

단풍은 손을 보지 않으니 자기 멋대로 뻗어 나간다..
초겨울 기운이 찰때까지는 그 대로 두리라.
무궁화는 아직도 진딧물과의 전쟁중이다.. 키 작은 올해 한살배기 배나무와 같이
진드기와 전쟁중인데 영 이길 것같지가 않다. 그저 이겨주어 무럭 무럭 자라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밑에 작은 낑깡 한 포기가 싹을 틔웠다 이제 반치크기의 작음이지만 저 놈은 성정 속도가 빨라
올 겨울 거실에서 푸르름을 보여 줄것이다.
접시꽃은 덩쿨의 그늘인지 아직 조용하다.
붓꽃의 자람이 이제 그 흔적이 보인다. 내년에는 예쁜 꽃을 보여주겠지...

휴일날 다시 바라보는 저 작은 정원의 세계에서
오늘도 가만히 자연스러움을 보면서 우리네의 삶의 공간에
작은 틈새를 주고 싶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무더위에 건강 잘 관리하시어 보람찬 나날을 영위하시길 빕니다

청하 권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