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오십시오/시,송해월

그대
가을에 오십시오

국화꽃 향기
천지에 빗물처럼 스민 날

서늘한 바람에
까츨한 우리 살갗
거듭거듭 부비어대도 모자라기만 할
가을에 오십시오

그리움
은행잎처럼 노오랗게 물들면
한잎 한잎 또옥 똑 따내어
눈물로 쓴 연서(戀書)

바람에 실려 보내지 않고는

몸살이 나 못 배길 것 같은 그런 날

날이면 날마다
그리움에 죽어가던 내 설움에도
비로소 난 이름을 붙이렵니다
내 영혼을 던졌노라고

그대 가을에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