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사랑도 -詩- 고선예

햇살 받아 화려했던 꽃도
목숨처럼 절실한 사랑도
바람의 숨결 따라 가버릴걸
봄날의 환희로 연주된
환상의 선율에 사로잡혀 서성일 때
꽃도 사랑도
어여삐 노래하다
바람 같은 인생
세월의 굴레에 시들어 메말라
그림자 없이 아쉬움만 남기니
다하지 못할 사랑되어
붉은 눈물 떨어트릴 꽃이라면
애당초 눈에 띄지나 말 것을
꽃으로 피어 사랑으로 다가왔다
아련한 가슴에 아픔만 주고 가니
슬픔이어도 차마 보내기 싫었던
아름다운 생이었노라고
그 아픔까지도 감싸 안고
곱게 접은 나비의 기도에
파르르 속눈썹 떨림의
외로움만 오롯이 남아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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