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환상입니다. 모든 것이 한바탕 꿈이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피카소 같은 화가는 "상상이 사실보다 진실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보다 머릿속의  상상이 더 진실하다니 대체 무슨 말일까요?

 

   그러나 피카소가 화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가는 말입니다. 화가로서의 피카소 입장에서 상상력 없인 한 점의 작품도 나올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상상이 사실보다 진실하다.

 

   현실과 환상, 현실이 맞물려 있는 세상에서 어쩌면 정말 상상이 사실보다 진실할 수도 있겠지요. 상상만 하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세상이니까요. 현실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힘을 발휘하는 이 세상은 구태여 피카소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정말 상상이 사실보다 더 진실할 때가 많습니다.

 

   피카소와 달리 회교의 신비주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루마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경험하는 실재는 다만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고, 무엇인가를 얻거나 잃거나 하며 우리가 현실 속에서 날마다 기뻐하고 갈등하는 그것들이 모두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이라면, 그림자 뒤에 가려 있는 진실은 정말 무엇일까요?

 

 

글 출처 :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김재진, 시와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