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아, 눈이 풋풋한 해질 녘이면
마른 솔가지 한 단쯤 져다 놓고
그대 방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싶었다.
저 소리 없는 눈발들 그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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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쯤 저는 팩스로 이 시를 받았습니다. 한 친구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문득 저에게 이 시를 보내주고 싶어서 차를 돌려 다시 사무실로 갔다는 사연이 깃들어 있는 시입니다.

   강우식 시인의 시라는 것만 압니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첫 눈이 내리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시입니다. 친구의 마음까지 더불어…….

   아무리 시대의 요구가 바뀌고 세상의 흐름이 바뀌어도 가장 아름다운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일 겁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저녁, 사랑하는 사람의 방 아궁이에 솔가지를 넣어 불을 지피는 사람을 생각하면 그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렇게 마음을 내어주면서 살아야 하는 건데……. 그런게 삶인데…….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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