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경

  수많은 날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럴 듯한 이유 한 가지 없어

  만나자는 말 한 마디 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잊자고 몇번이고 되뇌이면서도

  촛불처럼 눈물로 어둔 밤을 지새는

  풋사랑에 익어버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립다, 보고프다, 생각난다

  그리워 몇 번이고 마음으로 불러보지만

  훗날에 가슴시린 이별이 두려워

  감히 만자가 말할 수 없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지나면 상처가 낫듯이

  씻은 듯 잊어버리려 해도

  세월이란 약조차

  사랑병엔 잘 듣지 않는데

  

  잊자, 묻자, 지우자

  몇 번이고 마음으로 다짐했지만

  아려오는 상처만 더욱 커질 뿐

  짧은 시간 한 번도 잊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 정우경 시인의 시,   '가슴 저린 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