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캄캄한 밤

등불도 없이

창가에 앉았으면

 

시리도록 스며드는

여울물 소리

 

먼 산

안개 어린 별빛에

소롯이 꿈이 이울어

 

깊이 눈감고 合掌하면

이밤사 더 밝게

타오르는 마음길

 

인고의 깊은 땅에

나를 묻어

당신을 위해 꽃피는 기쁨

 

어느 하늘 밑

지금쯤 누가 또 촛불 켜

노래 날릴까

 

차가운 밤 밀물소리

살포시 안개 속을

오시는 당신을 위해

남은 목숨

고이

빛이 되는 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