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어린 가을

 

가을 벌레가 우네.

아직 엄마 품에 있고 싶은 어린 가을이

홀짝홀짝 풀섶에서 울고 있네.

눈감으면

저만치 가고 있던 여름이

쥐고 있던 별들을 강물에 던져넣네.

잠시 세 들어 사는 집도 내 집인 양

정들면 떠나기 힘드네.

정들면 상처마저 버리기가 힘드네.

벌레라도 저런

울고 있는 벌레라면 예쁘기나 하겠네.

벌레 기듯 징그러운 한세월을

나, 정들어도 더 못 사네.

마당에 나가 하늘을 보면

아무것도 보이는 것 없네.

어디서 우는지 벌레는

풀섶도 아무것도 있을 만한 곳이 없네.

정들면 눈물마저 버리가가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