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 사랑의 줄을 끊어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고 선사는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

사랑의 줄에 묶인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해탈(大解脫)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님이여 !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 봐서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