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 팍팍한 삶, 잠시 쉬어 가는 공간
오작교
2009.10.26 15:05

추석날 성묘를 가는 차안에서, 어머니께서 말씀을 꺼내십니다.

"나중에 아버지나 나나 아파서 의식불명 상태가 되면 산소마스크같은 것 씌우지 말아라"

그러자 옆에 있던 아내가 먼저 말을 건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늙으면 죽은 것이 당연한 것이지.. 살 가망도 없는데, 괜히 산소마스크같은 것을 씌워서 너희나 우리나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두어라,

동생들에게도 그렇게 말을 해 놓을 테니깐 그렇게 알고 있어. 언제라도 내 정신이 아닐까봐 걱정이 되어서 정신이 말짱할 때 해 놓은 소리이니깐....."

 

제가 퉁명스레 말을 받습니다.

"아니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럼 아픈 환자를 그냥 두고 보란 말입니까?"

"살 가망이 없는 사람을 괜히 고생스럽게 하지 말고 편하게 하자는 것이지. 갈 사람은 빨리 가야하는 것이 도리이지."

 

어머니께서는 '세브란스 병원'에선가의 존엄사 문제를 두고 하신 말씀인 것 같았습니다.

늙어서 자식들의 짐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야 세상의 어느 부모인들 하지 않겠습니까.

괜히 하루종일 우울하고, 어머니의 '정신이 말짱할 때...'라는 소리가 귓가에 쟁쟁거려서 화가 났었습니다.

 

위 필자의 마음이 읽혀지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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