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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hlil Gibran 광 인[ 狂 人] 내가 어쩌다 광인이 되었느냐고? 사연은 이렇다네. 어느날, 그땐 아직 신들도 태어나기 훨씬 전이었어. 아주 곤하게 자다 깨어나 보니'내 가면을 모두 도둑맞았지 뭔가. 내 가면은 모두 일곱 개였는데 내 손으로 만들어 일곱 평생 동안 써 왔던 거였다네. 나는 북적대는 거리를 가면도 없이 헤집고 뛰어나니며 소리를 질러 댔어. "도둑이야, 도둑! 빌어먹을 도둑놈 같으니라고!"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비웃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무서워 제집으로 뛰어들어가 버리더군. 그렇게 시장까지 갔을 때 어느 집 옥상에 서 있던 웬 꼬마 녀석이 "미친 사람이다." 하고 소리를 질렀어. 난 고개를 들어 그 녀석을 올려다보았다네. 그러자 내 맨 얼굴에 태양이 입을 맞추는 게 아닌가! 난생처음 태양이 내 맨 얼굴에 입 맞추자 내 영혼은 태양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올랐고 더 이상 가면 생각은 나지도 않았어. 얼마나 황홀한지 나도 모르게 이렇게 외쳤지. "내 가면을 훔쳐 간 자에게 축복이 있으라!" 이리하여 난 광인이 되었다네. 그리고 이렇게 미치게 되자 오히려 자유롭고 편안해졌어. 고독에서 비롯되는 자유를 알게 되었고 또 이해받은 것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난 거야. 누군가가 우리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 속의 무언가가 그 사람에게 얽매이게 되니까. 하지만 내가 이렇게 안전하다고 해서 너무 자만하지는 말아야겠어. 감옥에 있는 도둑도 다른 도둑으로부터 안전할 테니까.
        ♬ Salve / Ronan Hardiman ♬ Chim y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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