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 동목 지소영





가끔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에
따스하게 묻어오는 목소리로
손잡는 사람 있어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생소하지 않은 단어하나
'당신이 많이 보고 싶었어요' 한마디에 
깊은 애정으로 떨 때가 있습니다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느끼지요





가끔 육신의 고통으로 숨을 쉬지 못하고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할때
등 뒤에서 살며시 밀어주는 사랑의 말, 
우리는 늘 기다림이었어도
외로움은 우리의 행복이었지
그 때문에 다시 태양을 봅니다.





세상에서 만난 
모래알 같은 사람들 중에
서로에게 존재의 이유가 되는 힘으로
감격하고 산 세월이 있어
우리는 내려 앉는 눈두덩으로
시야가 좁아져도
작은 동굴 속 의지로운 동무로 보배로웠다고
평안의 가슴을 고릅니다





안개가 걷힙니다
밤사이 불었던 바람이 가라앉고
새벽종 소리가
아이에서 할머니까지의 귀를 맑게 울립니다
우리들의 생각속에  정화수 한 그릇 담으면 
작은 물결만큼 흐르는 
사랑으로 젖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 곁에 있습니다.

동목의 -느낌하나 인연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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