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운명


글/이병주


안개 낀 바닷가 하얀 물거품은
바닷새 소리 구령 삼아
먼 곳에서 밀치고 왔다가
미처 못 한 이야기
바위에다 물거품으로 끝을 내지만


미끄러운 이끼 위에는
우리가 못 다한 정 남겨 놓고서
바닷새 소리에 한시름 엮으려 한다.


오면 부서지고
가면 파도 되어 되돌아서 오련만
아무것도 모르는 바닷새 구령에
몸을 맡겨야 하는 안타까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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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