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사랑/박임숙

사랑이 차라리
높낮이 다른
산이었으면 합니다.

오르고 내리다 보면
길 잃어버릴 수 있을 터인데

내 사랑은
고장난 러닝머신같아
숨을 쉴 수 없어
더 이상 달리지 못할 때까지.
달려야 하는,

멈출 수 있는 건
내가 떨어져야 하는,
불안하지 않은 순간인데도
버림받을까 하는

마음의 녹이 잔뜩 껴
불신으로 삐꺽이는
고장난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