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샛별의 자리에 ◈ -김영천








샛별이 떠 있곤 하던 자리에


실달이 파르르 떴다


곤고하던 시절처럼


바람이 없어도 새벽은 늘 조금씩


흔들리는구나




들여다보면 휑하던 가슴으로는


어둠이 고였던 자리마다


옹이처럼 견고한 슬픔의 빛,




어제를 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잊혀질까 걱정하여


내내 가슴으로 가득 안았던 것일까




스스로 견디어 내지 못하면서도


눈물은 늘 먼저 마음을 흐르듯이


속 깊이 떠 있는 달빛을 본다


이제 꼭 한 모금 남은.



**김영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