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도 봄이 오는가      

 

양종영

 

뒤란에 벌 나비 하나 날아들지 못하니

구류간이 아니던가

모닝쿨 소리 아닌

까치소리에 영롱한 아침을 맞고 싶다

 

시멘트 불록이 나닌

간밤 뻐꾸기 울어 맺힌 이슬 길

흙 비늘 묻어 걷고 싶고

초인종 소리 아닌

삽사리 짖는 소리에 옛 벗  맞아드리고 싶다

 

해묵은 가죽나무

왕거미 느릿느릿 해진 그물을 기우고

싸리문 울타리

아늑한 햇볕 나래 너는 곳

 

개구리 오손도손 봄 부르는 다랭이

자운영 꽃비단 펄쳐놓고

보리밭 종달이 목청 돋우는곳

오두막 뒤란 노오란 향수가

벌 나비 부르듯 날 부른다

 

양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