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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한낮 / 오광수 * 햇살이 너무 고와 가는 길 잠시 머문 여름 한낮은 모두가 고요함만 내어 놓습니다. 바람기조차 없는 정자나무엔 그림자만 꼿꼿하게 서 있고 그마저도 복실이가 길게 누웠습니다. 군내 버스가 휘돌아 지나간 길엔 아직도 자리 잡지 못한 황토먼지만 일찍 핀 코스모스에게 투정부리고 아침부터 평상에 앉아 휴가 온다는 큰딸 기다리는 숙이 엄마도 파리 쫓는 손짓이 점점 느려집니다. 이제는 돌담에 기대기도 지친 능소화지는 소리만 그나마 고요를 깨울 때쯤 멀리서 나뭇잎들의 화장하는 소리가 가만 가만 감 익는 내음에 실려 살그머니 마루에 내려앉습니다. * 블로거 : https://blog.naver.com/w2663.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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