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이요

글/ 이병주

헤진  밀짚모자 쓰신 할아버지는
뜨거운 불길로 한참을 돌리다가
소리를 치신다.

하교하던 남자 아이들은
신이 나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재잘거리는 여자 아이들은
무서워서 더 멀리 달아나지만

뻥!!
달구어진 까만 기계는
하얗게 변해버린 강냉이를 뱉어 내고
하얀 한숨 내뱉고는 잠시 숨을 고른다.

구리 빛 얼굴 할아버지는
탈색된 걸레로 닦아내며 다음손님 기다린다.
불볕 태양 내리쬐는 전봇대 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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