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산다는 것이 / 오광수


      사람이 산다는 것이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아서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은
      집채같은 파도가 앞을 막기도 하여
      금방이라도 배를 삼킬듯하지만
      그래도 이 고비만 넘기면 되겠지 하는
      작은 소망이 있어 삽니다.

      우리네 사는 모습이
      이렇게 비 오듯 슬픈 날이 있고
      바람불듯 불안한 날도 있으며
      파도 치듯 어려운 날도 있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견디지 못할 일도 없고
      참지 못할 일도 없습니다.

      다른 집은 다들 괜찮아 보이는데
      나만 사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생각하지만
      조금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집집이 가슴 아픈 사연 없는 집이 없고
      가정마다 아픈 눈물 없는 집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웃으며 사는 것은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