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인연

청하  권대욱

가느다란 거미줄이 아래로 땅에 닿고
그림자없는 그 긴 세월에는
아마도 작은 인연이 서려있음에
나는 하염없는 생을 노래합니다
시작도 없었지만 끝도 없었음을
오늘에야 작은 노래를 불러 봅니다

이어지는 그 거미줄처럼
나는 한 마리의 작은 곤충이 된 듯
거미줄 그 길 위에서 걸어갑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아도 나는 몸부림칩니다
인연이라는 그 가 없는 생에 우뚝 서서
혼자서 나 혼자서 걸어갑니다

하늘에 먹장 구름이 끼어있는 날에도
이슬이 그렇게 머금은 고운 아침에도
석양 노을 그리 슬픈 날에도 걸어갑니다
파란 하늘이 물속에 담기어도
나는 그것을 나의 하늘인양 하였습니다
그것이 아마도 나의 인연인가 봅니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기에
고난이 그토록 마음을 아프게 하여도
하늘향해 웃음을 터트리는 그 날까지
나는 나의 걸음을 멈추지 않으렵니다
내가 만든 인이 연으로 지금 얽히기에
오늘은 다만 조용히 잊으려 합니다

어버이의 그 긴 끈을 내가 받았지만
세상의 진리를 벗어나서 가고프지만
또 이어지는 거미줄처럼 나에게는
지켜주어야만  할 인연들이 있습니다
삶의 길에서 그 토록 힘든다지만
나는 인연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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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인연으로 만들어짐이니
이것이 있었으니 이제는 담담히
받아 드립니다..

청하  권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