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고삐/ 정채봉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가면 안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새 거기가 있곤 한다. 거기는 때로 고향이기도 하고 쇼무대이기도 하고 열차속이기도 하고 침대위이기도 하다. 한때는 눈이 큰 가수한테로 달아나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아침이슬에 반해서 챙겨오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저녁노을 겨울바다로 도망한 마음을 수습하는데도 애를 먹었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 눈이 머무는 곳마다에 내 마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 것이다. 네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M/ Leonil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