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년[中 年]
                         글 / 윤 정 덕

          나는
          한 마리 가을 들 잠자리

          가을을
          껴안아 가슴에 문지르면

          바람소리 따라
          가랑잎 서걱이는
          품안으로 홀로 주저앉는다

          지난 옛 때
          푸른 빛으로 달려온 시절이 있었다
          눈물 흘리며 보낸 세월도 있었다

          그러나 독즙으로
          남아 있는 슬픈 눈빛에
          검게 번져가는 지난 날 상흔[傷痕]과

          여태 비우지 못한
          중년의 애수[哀愁]는
          또 다른 눈물을 흘리게 하며

          처절한 한숨을 토해낼 때가
          아직도 있다

          "중년"

          이쯤에서
          너를 벗어놓고 잊어야 한다

          이제는
          가로막고선 너를 밀치고
          이름도
          못 불러 본 사이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