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詩.정호승**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

** 詩.정호승 **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절벽 끝에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끝에

앉은 새들이 되라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기어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저 개미떼가 되라


그 개미떼들이

망망히 바라보는

수평선이 되라



누구나 가슴 속에 하나씩

절벽은 있다.


언젠가는 기어이

올라가야 할

언젠가는 기어이

내려와야 할

외로운 절벽이 하나씩 있다.




** 정호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