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처럼 물처럼 / 오광수 * 산은 산이어서 좋다 이곳저곳 기웃거려 옮겨다니지 않고 세상의 지킴이 되고 살아가는 기본이 되어 보듬고 다독이며 함께 더불어 사는 가운데 철 따라 가꾸는 어울림이 있어 더 좋다 물은 물이어서 좋다 순리대로 길을 가니 볼썽사납지 않고 이 세상 이치가 되고 생명에겐 가치가 되어 싹 틔고 꽃피우며 함께 가꾸어 가는 가운데 물빛이 하늘의 얼굴을 닮으니 더 좋다 우리네 사는 게 어디 별난 모습이 있으랴 그 산에 내가 있고 그 물에 내가 있으니 그래서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