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살아내지도 못할 세월의 흐름이 외침 한마디 입술로 내어보지 못한 채 또 그렇게 지나고 있습니다 해가 거듭 지날 수록 서러움만 더해지는 것은 세속의 찌듦 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올, 한 해 맺어야 했던 인연, 놓아야 했던 인연들이 고요속 흩날리는 눈발 되어 새벽의 상념으로 젖어듭니다 언제나처럼 그렇듯 홀연히 아픔으로 봉헌되어 지는 것은 오롯이 부족하기만 한 마음 탓에 님 모습 닮기만을 온전히 간구하며 천상의 꽃 침묵으로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던 주님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인연에 대한 애끓는 피눈물 뿐입니다 주님, 부디 먼저 어떤 모양으로든 다른 이들에게 제게서 전해졌을 상처 살펴주시어 온유로 승화시켜 주시고 제게 주어진 그 아픔 또한 서로 사랑하며 살기만을 바라시는 주님 주신 도구였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소서 먼 훗날, 눈물로 얼룩진 침묵의 십자가 홀로 지고 가는 허물 어여삐 보시어 천상에서 만날 그때 그들과 저 하나로 꼬옥 안아주소서...2005.12.24-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