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랑하고싶다



                                - 박소향 -


        오직 당신으로만
        제 가슴이 젖었으면 좋겠어요

        한나절 내린 봄비에 고인 샘물인 양
        긴긴 날 눈물 모아 빛나는 그리움은
        어느 세월 앞에서도 색 바래지 않는
        첫사랑의 눈빛이었으면 좋겠어요

        오직 당신으로만
        내 영혼이 흔들렸으면 좋겠어요

        다른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아
        빛살처럼 속삭이며 깊이깊이 가라앉는 노래

        가슴에서 울려나는 부드럽고 연약한 절망
        그 시간 안에 떠날 수 없는
        마지막 열차표 같은 희망이었으면 좋겠어요

        오직 당신으로만
        넘치는 기쁨의 강이었으면 좋겠어요

        옷을 벗고 일어서는 기억의 그림자가
        약속의 눈빛으로 달 속에 숨어
        긴 여운의 물소리를 남기며 혼자 울어도

        오직 당신만을 담아내는
        빈 가슴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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