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이상윤(李相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이지만


베란다에는 제법 많은 화초들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톡 튀는 놈이 없어


난생 처음으로 꽃집에 갔다


이것저것 살피다가



색깔 있는 것 하나 골라 사 들고 오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꽃 한번 보고 날 한번 보고는


소리 없이 슬쩍슬쩍 웃는다



모르긴 해도, 아줌마들이 웃는 것은


남편 얼굴 생각해서 웃었을 터이고


아가씨들이 웃는 것은



숨겨 둔 사연이나 앞날 보고 웃었을 게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가 꽃이 예뻐서 웃었을 게다


그런데 혼자 가는 남자들은 도무지 웃지 않는데


여자와 같이 가는 남자들이 웃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저도 나처럼 이쁜 꽃 하나 데리고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소통한다는 것일까


집에 와서 꽃 하나 내려놓는데


베란다에 있던 화초들, 일시에


겨울 동백 터지는 소리를 내고 있다









안녕하세요...벌서 2006년도 세번제 주말이네요...행복하고 즐거운 연휴 되시고요...항상 몸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