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울던날/김덕안


하루종일
하늘이 운다.
무엇이 그렇게 서럽던지
울고만 있다.

황혼의 들녘은
고개 숙인 채로 쓰러지고
까맣게 멍이 든 마음도
울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치부 끝까지
스며드는 슬픔은
물길 따라 흘러만 간다.

하늘이 울던 날 나도 울어
아파오는 목청을 잊은 채로
허물처럼 찾아드는 공허한 마음
둘 곳이 없어라.

산비탈 언덕에 앉아 별빛 같은
세월을 묻어 두고 찬란한
그 날을 기다리며 숨 죽이던 날들

이제는 텅 빈 집에
누가 있어 찾아가고
억수 같은 그리움이 밀려들면
누가 이 몸 하나 반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