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가슴을 먹고 사는 사람 ◈ -김영천



◈ 제 가슴을 먹고 사는 사람 ◈



-김영천



무화과는 꽃이 바로 實果이듯이

땅 아래서 꽃을 피워내는

오스트리아의 地下蘭도 있고

초원에 불이 붙어야 씨방이 터져

제 종족을 퍼뜨리는

불나무 뱅크셔도 있답니다



세상을 날마다 살아가는 사람과

날마다 조금씩 죽어가는사람,

영원히 제 삶이

정지된 사람도 있을 것이니

내 어떤 경우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죽어야 살아나는 것들

열 배, 백 배 뻗어나가는 것들

꼭, 항간의 소문 같습니다



무슨 부활을 꿈꾸는지

오, 저런 내 가지에는

아직도 향그러운 꽃잎 몇 장이

위태로이 남았습니다





-김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