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지도 못하면서 **



          때때로,
          아주 가끔
          이유없이 슬퍼지는 날이면
          남루한 사랑의 인사조차도
          갈증에 목말라 할 때가 있지

          막막한 봄밤 달뜬 숨소리에 젖어
          외로움으로 포장된 길 걷노라면
          상처아닌 상처까지 들추어 내
          고요한 슬픔에 젖어 들 때가 있지

          보일듯 말듯 토해내는 한숨 속에
          발치에 채이는 그리움은
          이미 내 것이 아닌
          환상속의 섬 같은 것  

          거리의 잎과 뒤엉킨
          핏물같은 향기 괜시리 서러워
          가던 발걸음 잠시 멈춰보지만
          가로등 연한 불빛 벗 삼아
          늦은 밤 귀가길만 때리기를

          어쩌지도 못하면서
          어쩌지도 못하면서




            ㅡ 인숙/물안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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