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 글  배은미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울어야 했을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 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달 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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