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 / 강인숙




      약속없는 기다림에
      또 하루가 간다
      뜨거웠던 태양의 애무도
      애증의 눈물 앞에
      죄인인 양 숨어 들고
      흥건하게 차 오르는 그리움은
      굶주림에 고갈된 갈증을 달래려
      축축한 거리로 내달린다
      불빛에 떨어지는 허기진 빗소리는
      못다한 하소연이려니

      내 것이 아니라해도 좋다
      방황의 시작이라해도 좋다
      너의 가슴에
      설레임이 되지 못할바에야
      차라리
      허공에 뿌리는 빗소리로 남으리라

      꽉 다문 입술은
      금새라도 쏟아놓을 듯
      이내 다물어버리는
      너의 침묵을 원망하며
      쓸쓸한 계절만난 소녀처럼
      공허한 흔들림에
      갈 길 몰라 비틀거린다

      잠시 방황도 하겠지
      시선 둘 곳 없음에
      잠시 촛점도 흐려지겠지
      바보같은 믿음이 부서진
      기다림의 모퉁이마다
      부딪혀 상처 난 멍울은
      제 스스로 아물기를 바라는구나
      뜨거운 태양의 애무를 기다리며
      오늘도
      눅눅한 하루를 보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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