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을 앞에 두고 /이경애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오래오래 마주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빛을 오랫동안 마주하고 있으면
          동감의 미소를 파문처럼 퍼지게 하는 사람
          대화가 흐를 때에나
          침묵이 오랫동안 계속되어도
          굳이 머릿속에서
          새로운 대화의 소재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좋을 사람

          한잔의 차를 앞에 두고
          오래오래 마주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존경과 신뢰의 마음이 흐르고
          그의 목소리와 언어에는
          기품이 있으며
          사람 냄새가 차 향처럼
          은은하게 풍겨나오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나는 차보다는 술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멋스럽게 차를 함께 마실 줄 아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향기가 더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잔의 차를 앞에 두고
          오래오래 함께 마주앉아 있으면
          찻잔의 온기처럼
          마음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ps..인터넷상에 작자 미상으로 떠돌던데 경애 친구 시입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지요.
          어제 마트에 가서 친척분들 선물 고르는데 행복하더라구요.
          조상님들의 은덕과 가족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뜻 깊은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