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봄을 기다리며 / 오광수 대운산 고운 손길에 회야강 마른 들풀들이 모두 눈을 뜨고 할 일 찾은 작은 바람은 시린 손끝에 앉아 땀을 부른다 산 꿩 울음소리 아직 잔잔히 남아있는 굽은 길 돌면 마른 얼굴에도 웃고선 진달래가 그 사람 미소 같아 고맙다 허기진 땅의 가슴속에 저수지를 뚫고 나온 물소리가 핏줄이 되고 그리운 이가 부르는 노래는 생명이 되어 황토 누운 길 따라 피어오르는 여린 불씨 그러나 남아있는 부끄러움 때문에 하얀 목련이 쑥스럽지 않게 아지랑이 하나라도 그냥 보내지 않고 회색 심장에다 나만의 풍선을 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