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부르는 것은
글/장 호걸

세상 머무름의 쓴맛
삶의 등줄기로 흘러내리던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벗어 놓고 싶어요.

임을 부르는 것은
품속에서 믿음으로 머물며
살고 싶었어요.

당신이 펼쳐놓은
사계의 변화 속에 순응하는
순박한 믿음을
제 심장 속에 잠재우고 나면
뭔지 모를 따뜻한 기온이
가슴을 부둥켜안고 쉼 없이 태동하는
내 안의 소리 들,

달빛 드는 어느 들녘으로
고개를 숙여야 하는
숙연한 열매
그 풍요를 바라보며

임을 부르는 것은
당신의 뜻에서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04.10.20(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