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제 204

어떤 이들은, 과거를 안고 살다가 그 과거를 잊게하는 사람을 만난다기도 하고 또, 아무렇게나 몸 어단가에 구겨져 있다가 느닷없는 불청객으로 온밤을 지새게하는 기억도 있다 합니다 인생을, 내가 쓴 씨나리오대로 살았다 하여도 저린 침묵으로 얼룩진 초상은 있었을 겁니다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날들보다 쓸쓸한 노래를 부른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있지도 않은 내것들을 그렇게도 탐하였는지 허우적거리는 실루엣만 아련합니다 허지만, 아직도 허파꽈리에 늘어붙어 기억들을 간섭하는 통증은 무엇인지..... 이루려고 다 이루어지며 지우려고 다 지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젊은 시절을 앗아간 사랑에게는 부디 건강하기만 바라는 마음이고 혹시라도, 남모르게 속앓이하였을 사랑에게는 그, 죽고 못산다던 시간은 지금도 안녕하시냐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고.....
사랑이라는 건 나를 향해오는 것 같아도, 빗나가는 것 같아도 자유롭게 흐르다 먼 시간 돌아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걸 또, 그러하기엔 인생은 너무도 짧다는 걸 해서 우리가 바라는 완벽한 사랑은 결코, 이승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더불어 늘 자문하는 한가지 늙어서도, 사랑할 자신있느냐는 고해의 답들을 가갸거겨로는 토해내지 못하여 가슴만 치고 있는 새벽 기억을 쓸어담는 빗자루소리인지 "늙은 쓰레기는 내 놓으라"독촉하는 것 같은 청소차 굉음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0705.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