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은
글/장 호걸

일요일 아침이면 한바탕 전쟁이다.
아들 녀석과 딸아이를 깨우는 게 만만치 않다.
아파트 뒤에 조그마한 산이 있어 산책코스로는 안성맞춤이다.
가끔, 주일 아침에 산을 같이 가곤 하는데 도통 일어날 기색이 없다.
언젠가부터 자식들과 함께 하는 산행길이 작은 기쁨으로 다가왔다.
학교생활이며 녀석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 시간 만은 꼭 함께하고 싶었다.
이 녀석들은 그 작은 아빠의 기쁨을 아는지 모르는지,
" 아빠, 오늘만 건너뛰고 다음에 가자," 다음 일요일엔 꼭 함께 가겠단다.
공부하느라 늘 잠이 부족한걸, 알지만 녀석들이 서운해진다.
열한 시쯤에는 또 엄마에게 시달린다.
교회 가야지, 교회 다녀와서 모자라는 잠을 자라며
일으켜 세우는 아내를 보며,

세상은 너희 마음대로 되는 게 없구나, 그렇지
그래, 세상은 무거운 짐이란다
그 짐을 지고 때로 산 비탈길을 올라 가야하고
때로 원하지 않는 비바람도 맞아야 하고

그런데 말이다, 가정과 사회를 구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부모와는 먼 거리를 두지 말고 때로 친구같이
고민이 있으면 대화로 풀어 보자꾸나
친구를 사귐에 너희 좋은 걸 주어라, 친구는 소중한 거야
네 삶에 친구보다 더 값진 게 없지,
연탄을 알지 모르지만, 친구란 연탄불과 같아서
너무 가까이서 연탄불을 쬐다 보면 화상을 입게 되겠지,
어느 거리를 유지하여 불을 쬔다면 알맞게 따뜻하단다.

산을 한 바퀴만 돌고 오면 델 텐데,
아카시아향이 베란다에까지 찾아드는데
오늘 못 가면 내년에야 아카시아향 맡으며 걸어 볼 텐데
그래도 너희 깨우질 못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