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미 / 차영섭

         도덕이란 것 좋은 거지
         원칙이란 그것도 좋은 거고
         채면이란 것도 물론 필요해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삶이 너무 매말라
         가문 풀밭 같아서 풀벌레 울음소리도 안 들리고
         흥미가 없다는 말이야

         세상이란 것은 섞여 있는 거야
         자갈밭에 돌멩이처럼
         좋은 것과 나쁜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별의별 것이 다 섞여 있지만 그것을 수용해야 해

         간택하지 말고 그걸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게 묘미지
         그늘도 없이 햇볕만 쏘이는 날이라고 생각해봐
         점잖은 사람이 가끔 위트 있으면 더 재밌잖아

         인간미란 것은 똑똑함 보다는 바보스러움에
         원칙보다는 융통성에
         이성보다는 감성에 있는 거야
         그것이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보다
         자기를 감추는 사람에게 다가서기 좋은 까닭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