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시간 앞에서


글/바위와구름


아직
국화 꽃이 시들지도
안했는데
가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 등성이를 돌아가고 있구나


올 가을엔
곱게 물드른 단풍 잎 하나를
예쁜 색종이에 싸서
임에게 보내고 싶고


쓸쓸함도
애잔함도
얼눅지지 않은 낭만 까지도
아름다움으로 묶어두고 싶었는데 ...


못다 이룬 시간 앞에서
걍 .....
벼르다가 가버릴것만 같아
멀어져 가는 가을이 아쉽기만 하다


눈바람에 날아가 버릴
가을꽃들의 향기를 담아
가슴에 묻어두고
오래 만나지 못했든 친구를 만나
향 진한 커피를 마시며
단발머리 순이 얘기로
밤을 새고도 싶었는데...


가슴 차거운 가을은
나에게
안녕 이라는 작별의 인사도 없이
바쁜 걸음만 말없이 걸어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