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앞의 울타리에 봉숭아 피거들랑-雲谷 강장원
        

      지난봄 꽃동산에 불타던 꽃잎이며
      잔인한 그 봄날에 장미꽃 지고 말아
      이 여름
      창포꽃 피면
      아름 따다 드릴까

      고향 집 아니라도 칠월이 열리는데
      뜰앞의 울타리에 봉숭아 피거들랑
      고운 임
      손가락 끝에
      꽃잎 싸매 드리리

      무더운 염천에도 보고픔에 속 타느니
      혹여 마 파람에 여름 비 내리려 건
      기왕에
      천둥번개 속
      종일토록 내리소서

      고운 임 추임새로 내 삶에 흥을 받아
      삼절 무 춤사위로 정인께 쓰는 편지
      미리내
      잔물결 위에
      종이배를 띄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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