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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시인

              황금찬



마을의 호수는
시간 저편에서부터 있었다고----
이 호수의 물이 맑으면
마을이 행복해지고
호수가 오염되면
마을에 불행이 온다고 한다

이 호수에서 해가 솟고
무지개가 뜨며
별이 빛나도록
손을 씻듯이
마을 사람들은
마음을 가꾼다.

언제부턴가 물도 잠든 밤이면
요수(하반신은 동물이요, 상반신은 여자)가
찾아와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는다.
그가 빠뜨린 머리털은 하나까지
뱀이 되어 호수를 채운다.

그 요수가 가버린 새벽이면
시새(하반신은 사람이요,
상반신은 입이 긴 새)한 마리가 날아와
아침이 밝기전에
긴 부리로 독충들을 물어 땅에 던진다.
독충들은 공기와 접하면
금시에 전신이 녹아버리고 만다.

요수와
시새는 서로 저주하지 않는다.
밤마다 호수는 오염되지만
아침마다
다시 살아나는 호수
마을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저 살아 갈 뿐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이 근처인 것 같다.
20세기 사조의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는 내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지점도 생각나지 않는다.
형벌처럼 이곳을 찾아와
어디에 숨어 있느냐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다.

거기 나와 같이 서성거리는 사람에게 묻는다.

"잃어버린 내 마음을 찾아주세요"
"나도 잃어버린 마음을
찾으려고 여기 왔다오
그대가 내 마음을 찾아줄 수 없듯이
나도 그대의 마음을 찾아줄 수 없다오.
호수에 수련이 피어 있다.
장미도 피어 있다.
언덕 위에 노송이 웃고 있다.
한 육백년 소나무도 말하진 않는다.







별을 캐는 아이

밤마다 어머니가 오시어
허공에다 사랑의 사닥다리를 세우신다.
그 사닥다리를 밟고 나는 별밭으로 간다.

우리들의 하늘에는 한 개의 별도 없고
어둠만이 있었다.
별나라에서 몇개 별을 캐다가
별이 없는 우리 하늘에  옮겨 심으리라

비로소 별이 없던
우리 하늘에도 별이 빛나게 되리라
그날을 위해 나는 이 밤에도
별 밭으로 간다

  사진090802_004
佛音폭포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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